AI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반도체는 각국의 기술 경쟁력과 산업 전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본은 전통적인 반도체 강국이지만, AI 전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신중하고 특화된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5년 기준 일본의 AI 반도체 기술 전략, 주요 기업 동향(소니, 도시바 등), 그리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일본 AI 반도체 기술의 특징과 전략 방향
일본은 한때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2000년대 이후 경쟁력을 일부 잃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부터 일본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재도약을 위한 집중 투자를 시작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에 다시 뛰어들고 있습니다. 일본의 AI 반도체 전략은 '속도'보다 '정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특히 센서 기반 AI 칩, 엣지 AI, 로봇용 AI 칩에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은 AI 칩을 CPU, GPU와 단순 경쟁 구도로 보기보다는, AI 기능을 내장한 응용 반도체로 포지셔닝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소니의 이미지 센서에 탑재된 AI 기능입니다. 이는 사진을 촬영함과 동시에 얼굴 인식, 사물 분석, 추적 등의 기능을 AI가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칩입니다. 이러한 센서+AI 통합 구조는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감시 시스템 등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또한, 일본은 AI 반도체의 소형화, 저전력화, 고안정성을 최우선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모바일보다는 B2B 산업 장비용, 공공 인프라용 반도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기술의 완성도와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일본 산업 특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주요 기업 동향: 소니, 도시바, Kioxia 등
소니(Sony) 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입니다. 소니는 세계 1위 이미지 센서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이미지 센서와 AI 연산 기능을 결합한 '인텔리전트 센서'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표 제품인 IMX500 시리즈는 이미지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기 전, 센서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여 빠른 처리와 개인정보 보호를 동시에 만족시킵니다. 이러한 기술은 특히 엣지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자율주행차, 보안 카메라, 드론, 로봇 등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소니는 또한 AI 반도체와 연결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함께 개발하여, AI 칩 생태계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시바(Toshiba) 는 AI 반도체보다 AI 연산을 보조하는 전력 반도체, 아날로그 칩, 메모리 컨트롤러 등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도시바는 2024년부터 AI 전용 고속 메모리 인터페이스 칩과 함께, 자율주행차용 제어칩 개발에 투자 중이며, 산업자동화 및 IoT 솔루션을 중심으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Kioxia(구 도시바 메모리) 는 고속 NAND 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AI 서버용 저장장치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 중입니다.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단일 제품 경쟁보다는, AI 기술을 서포트하는 통합형 시스템 반도체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AI 반도체 육성 정책
일본 정부는 2022년부터 반도체 기술 자립을 국가 전략으로 채택하고, AI 반도체를 포함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약 5조 엔(한화 약 45조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R&D 중심 개발 + 글로벌 협력 + 국내 제조 복원이라는 세 가지 축입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라피더스(Rapidus)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대기업들이 공동 출자하여 설립한 이 회사는 2nm 이하의 첨단 반도체를 일본 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거점으로, 미국 IBM과 협력해 기술 이전 및 양산화를 준비 중입니다. 이 반도체는 AI 서버, 자율주행, 6G 통신용 핵심 부품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또한, 일본은 AI 반도체 기술의 표준화 및 윤리 규제 정비에도 적극적입니다. AI 반도체가 감시, 안면 인식 등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일본 정부는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 중심으로 '윤리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AI 칩의 공공 조달 조건으로 기술 설명 가능성, 개인정보 보호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일본은 민간-공공의 균형 잡힌 투자와 함께, 자체 기술 생태계 복원을 통해 AI 반도체 분야에서 다시 한 번 세계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일본은 단기간의 기술 추월보다는 정밀성과 실용성,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AI 반도체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니와 도시바는 각각 AI 센서와 산업용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정부는 연구개발과 제조기반 강화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이 고도화될수록, 일본의 이와 같은 차별화 전략은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 중요한 균형점이 될 것입니다. 일본형 AI 반도체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